자전거여행/인천~해남땅끝

인천에서 해남땅끝까지 자전거라이딩 제2탄

sky-love 2008. 11. 5. 07:54

첫째날 너무 무리한 탓인지 늦잠을 잤다. 일어나니 10시다 큰일이다. 시간을 이렇게 까먹었으니 오늘은 빡세게 달려가야 한다. 달릴수 있는데 까지 최대한 가야 내일 땅끝까지 갈수 있다.

공주시 사곡면 부곡리 천탑마을에 있는 천년된 대추나무

 천탑마을이라는 지명은 마을에 천개의 탑이 있다고 해서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고 펜션주인이 알려주었다. 시설도 좋고 주변 경관도 좋고 해서 다음에 다시 와보고 싶었다.

첫째날 묶은 펜션앞에서

 

사곡면 천탑마을을 출발하여 629번 도로를 타고 가다 32번도로로 바꿔탔다. 대체로 적으로 펜션을 출발하여 계속하여 다운힐이 한참 계속되었고  가파른 업힐이 한번 있었지만 그후론 대체적으로 평탄한 길이 계속되었다. 펜션에서 편하게 쉬어서인지 다리도 피곤함도 별로 없고 힘도 나고 약간의 시장기가 몰려왔지만 중간에 핫브레이크로 때우고  공주에 가서 해결하기로 했다. 드디어 백제의 고도를 알리는 공주시의 이정표가 보이기 시작했다. 

 

  무열왕릉 이정표가 보이는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삼각대 세워놓고 리모콘으로 찰칵

 

이제 공주에 들어왔으니 고픈 배를 달래줘야했다. 주변을 물색하니 공주대교 초입에 있는 양평해장국집이 눈에 들어왔다. 속초갈 때 양평에서 먹었던 맛과 동일했다. 고생한다고 주인아줌마가 선지를 덤으로 더주셨다. 어디까지 가냐고 식당안의 조기축구회회원들이 묻고 서로가 길을 잘알려주겠다고 안달이다. 시골사람들은 다 그런 모양이다. 이리로 가라 저리로 가라 그래서 나는 자전거용 네비게이션을 장착하고 다니니까 그런 걱정안해줘도 된다고 했다. 점심을 먹었으니 이제 또 달려야 한다. 공주대교를 지나서 좌회전을 하여 조금가니 시골갈때 내가 자주 이용하던 23번 도로가 보인다. 우회전을 하여 23번도로를 탔다. 길은 평탄했다. 하지만 앞에서 불어오는 맛바람이 나를 힘들게 했다. 논산까지 가는 도중에 업힐과 다운힐이 두세번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탈만 했다. 논산을 지나 젓갈의 고장이자 나의 고향인 강경!!! 강경의 이정표가 보인다. 아직도 고유의 모습을간직하고 있는 나의 고향, 평양, 대구와 더불어 3대시장중의 하나였던 "강경" 역시 고향은 포근함을 느끼게 해준다.

 

 옛날에 봉화를 올리던 옥녀봉을 망원으로 당겨서 한컷

 

지나가다가 강경상고앞에서 젓갈가게를 하고있는 동생친구를 만났다. 무척 바뻐보인다. 손님들이 우글우글, 나의 복장과 자전거를 보고 깜짝 놀란다. 자전거를 타고 인천에서 여기 까지 왔냐고 커피라고 한잔하고 가라고 해서 잠시 담소를 나누며 휴식을 취했다. 

잘다녀오시라고 하는 동생친구의 인사말을 뒤로 하고 다시 페달을 밟는다. 역시 강경은 변한게 없다 옛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내가 나온 중앙초등학교, 읍사무소, 경찰서, 법원, 모두 다 옛모습 그대로다 시내를 지나 강경 외곽에 위치한 강경중학교가 보인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다 이학교 출신 인재가 많다. 나만 빼놓고....

 

 나의 모교 강경중학교 정문앞에서

 

다시 길을 재촉하여 간다. 대체적으로 23번도로는 평탄하고 도로 상태가 좋다. 용안을 지나 함열에 들어섰다. 옛지명이 "와리"라고도 한다. 중학교 친구들, 고등학교 친구들이많이 살아서 학교에 다닐때는 놀러도 자주 왔었다.

 

 함열을 지나며 학생에게 한컷 부탁

 

다시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 황등을 지나간다. 석재가 유명하고 고구마가 유명한 곳이다. 황등을 지나 한참 페달을 밟으니  익산이 눈에 들어온다. 눈에 익은 원불교도 보이고 철도청 전산실에 있을 때 출장을 자주오던 익산역 이정표도 보이고 김제로 빠지는 이정표도 보인다. 

 

 

익산을 지나 백석을 거쳐 김제에 진입하니 날은 어둡고, 배는 고프고 다리도 피곤하다. 근처의 식당을 찾아서 갔다. 50대 후반의 부부가 하는 식당인데 아주 인심이 좋게 보인다. 혹시나 해서 중앙시장에서 젓갈가게하던 할머니 혹시 아세요? 하고 물으니 그 할머니 안보인지 오래 됐는데 돌아가셨어요? 한다. 내가 우리 어머니세요 지금 잘 계세요 했더니 아~ 그래요 한다. 한다리 걸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 안다고하는 말이 있다. 그말이 맞다 인심 좋은 부부가 주는 푸짐한 식사를 하고 덤으로 배고프면 먹으라며 찐 고구마도 주신다. 자전거타고 갈려면 힘들거라며 걱정도 해주시고 안전하게 가라고 염려도 해주신다.

야간 라이딩은 항상 위험요소을 안고 있다. 특히 갓길을 갈 때 안전장구(야광띠, 안전등, 자전거전용 라이트)를 항시 갖춰야 한다. 그래도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나는 이번 장거리 원정라이딩을 위해 100m 후방에서도 보이는 강력한 안전등2개,자동차라이트와 버금가는 자전거전용라이트, 자전거바퀴용 발광라이트를 준비했다.

 

  휴식을 취하며 동진강 휴게소에서

 

 다시 라이딩이 시작되었다. 김제를 떠나 23번 국도를 타고 계속 고~고한다. 야간이라그런지 추위가 몰려온다. 멀리 휴게소 이정표가 보여 옷도 입고 잠시 쉬어갈� 휴게소에 들렸다. 휴게소 아줌마가 퇴근을 준비중이다. 어디 가냐고 물어서 땅끝까지 간다고 하니지금요? 한다. 가다가 쉬어야지요. 휴게소를 뒤로하고 다시 애마를 재촉한다. 달리고 또달리고 하니 드디어 부안 이정표가 보인다.

 

 

 

군대시절에 하계훈련하던 곳인데 변산반도 이정표를 보니 감회가 새롭다

 

아직도 갈길이 멀기에 다시 또 페달을 밟는다. 힘이 들으면 쉬어가면 되고 업힐이 있으면 다운힐도 있고 가다보면 목적지가 나오겠지 광고가사처럼 달리고 달려간다. 야간라이딩은 나름대로 묘미가 있다. 아무도 없는 길을 나혼자서 달려 간다는게 공포도 있지만 나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모든 잡념을 버리고 오로지 자전거에만 몰두 할 수 있다는게 매력이라면 매력이랄까? 아니면 말고 사람들의 생각은 다 각각이니까....

 

 

 페달을 밟으면 바퀴가 굴러가고 언제가는 목적지가 나오듯이 고창이정표가 보이네요 오늘은 고창까지만 가서 쉬고 내일을 기약해야 겠다고 다짐하고 더욱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 고창에 도착하니 12시가 다돼간다. 오늘 너무 무리한거 아닌가 생각도 들지만 고창까지 오지 않았으면 내일이 더욱더 힘들어 질수 있기에  무리한 야간라이딩을 감행하였다. 군대 구호처럼 "안되면 되게하라" 특전사 구호지만 나는 이구호에 들어있는 깊은 뜻을 안다. 인근에 여관을 정하고 갈증해소하고자 생맥주에 매운불닭발을 시켜 한잔하고 뜨거운 물로 몸을 녹이고 잠을 청한다.